조선 왕실 사옹원 분원 관요 도편수 5대 후손 지평도예 한 기석입니다.

저는 조선백자를 말할 때면 항상 자부심으로 가슴이 뜨겁고 든든해지는 것을 느끼며,
늘 ‘전통’이란 것이 무엇인가, 전통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전통이란 무엇입니까? 옛것이라고 해서 모두 전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전통이란 옛것 중에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를 변함없이 발휘하는 현재성을 지닌 시대 초월의 명품만을 전통이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통문화의 전범인 조선의 백자 문화는 지금까지 동아시아, 유럽 백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왔습니다. 조선백자는 중국과 일본 백자가 화려한 채색과 기교로 도자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험을 하는 와중에도 흙이라는 자연 재료를 통해 조선 땅의 아름다움을 백자라는 매개체로 표현하고자 하는 조형 정신을 발휘하였습니다.

이것은 외형적 아름다움보다 조선 엘리트 계층이 가진 유교적 미의식을 계승하는 것으로 재료 학적 진보를 포기하는 대신 유학의 정신적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시대를 반영한 결과로 이러한 선조들의 노력은 조선백자에 그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조선백자가 경기도 광주에서 태동한 지 500년, 그리고 일제강점기 중단된 분원 백자 제작이
근, 현대기 1세대 광주 도공들에 의해 다시 일어선 지 50여 년이 되어 갑니다.

“지평도예”의 지난 시간은 조선 왕실 사옹원 분원 관요 5대 후손으로 한국 도자 문화의 특수성과 선조들의 정신인 “온고지신(溫故知新), 법고창신(法古 創新)”의 정신을 전승 백자로 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앞선 250년의 작업이 과거 유물을 중심으로 전통 기능에 목표를 둔 전승 백자였다면 앞으로의 지평도예가 가야 할 시간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백자를 만들어 사람의 삶에 스며드는 도자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도자로써 박물관에 소장 될 수 있는 백자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전통을 계승한 전승 백자의 아름다움이 앞으로도 오랜 시간 지속하기를 소망합니다.

조선 왕실 사옹원 분원 도편수 5대 후손
地坪 한 기석